2016. 12. 29.

 

엄마아빠와 함께한 19일의 여행이 끝났다.

24시간 온전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이 장기간의

여행은 내 인생 처음이었고

어쩌면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

출발전 설렘보다 긴장이 컸고

무사히 마쳐 다행이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한일이었다고 생각했다.

공항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엄마는 눈물까지 보이셨다.

겨우 두달 남짓 있다 들어가는걸

누가보면 호주에 이민온 줄 알겠다.

둘만 남으니 갑자기 느껴지는 외로움

그럼에도 마음이 편안해짐.

긴장이 좀 풀렸달까...

이제 시간에 쫓기며 어디 한군데라도

더 보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제이가 머물고 싶은 곳에서

머물고 싶은만큼 있게 할 수 있다

느리게 느리게 우리만의 시간을 쓸 수 있다.

 

어제 짐을 옮겨두기 위해 왔을 땐

엄마와 함께 실망하고 돌아갔던 동네가

낮에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지만 집상태는 생각보다(사전에 얘기한것보다)

별로였다.

이불커버도 다 벗겨가서 없고

조리도구나 양념도 쓸 수 있다 했지만

막상 와보니 쓸 수 없게 되어있었고

청소상태도 영 지저분....

톡 주고 받은 사람과 집주인이 다른...

뭔가 좀 이상하고 꼬인상황...

무사히 7주가 지나가기를 바란다.

 

렌트한 집 키 받고

2주치 렌트비 보내고

엄마가 숨 좀 돌리는 사이,

꼬맹이는 어느새

그럴싸한 곳을 찾아서 자기 짐을

다 꺼내 정리하고 있다.

3주간 따라 다니느라 너무 고생한 우리 제이.

수고했다고 찐하게 안아주고 싶은 첫날밤이다.

 

뭘 할만한 도구도 없고

그나마 엄마가 주고 가신

햇반과 후라이팬이 있어서

마트에 가서 고기 한덩이만 사와서 구워

그것과 저녁을 해결했다.

우리 제이는 평소 한국에서 먹지도 않던 김만

그렇게 잘 먹을 수가 없다.

미안해지는 순간.

더 어릴때 너무 잘 먹어 걱정이더니

이제는 은근 가리는것도 많고

특히 해외에 나오면 밥도 잘 못먹고

늘 고생이다.

 

내일부터 당장 뭘 해야할까.

잘 지낼 수 있을까.

일단 몇일은 많이 자고 푹 좀 쉬자.

너무 힘들다.

근데 좀 외로운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며 첫날을 보냈던 것 같다.

 

Posted by 마마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