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20 금요일

1. 과음
어제 혼술로 과음을 한 탓에
마구 늦잠.
아이말로는 자기는 먼저 일어났는데
침대에 그냥 누워있었다고.
쌀 씻어 밥해놓으니
아직 밥도 안됐는데 열한시다.
나는 속이 불편해
일단 라면한개를 끓여 먼저 먹었다.
고맙게도 아이는
같이 놀아달라 조르지 않고
밥이 다 될때까지
일인 다역을 해가며
혼자 바쁘게 놀이에 빠져있었다.
밥먹고 정신이 좀 드니까
우와 어떻게 한시간넘게 계속 말을하면서
놀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든다.
아이는 어쩜 깨어나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말을 할 수 있을까!
아이가 조용할 때는
뭔가 사고를 치고 있거나
아프거나
혼나서 뾰로퉁해 있을때 뿐이다.
-가끔 그림그릴때도 조용-
이렇게 끊임없이 얘기하는 아이들인데
조용한 환경을 만들었던
어린이집 선생님이 생각났다.

2. 집콕
밖에 나가지 않고
아이랑 하루종일 있는게 가능하구나!
-장난감도 읽을책도 없는 이곳에서-
아마도 처음인것 같다.
오후에 잠깐이라도 나갔다 들어왔는데
오늘은 오롯이 집에서만 있었다.
잠들면서도 '우리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아이에게 얘기했다.

그렇다고 특별한 일을 한것도 아닌데.
가끔 대꾸 해주고
가끔 역할놀이에 참여 해주고
잠깐씩 쫓아다녀 주었다.
집안에서 마음놓고 뛸 수 있는 것 정말 좋다.
한국에서는 어렸을때부터
뛰면안된다고 하도 말을해놔서
조금만 빨리 가려고 할때도
자동으로 까치발을 들던 아이였다.

2. 도서관
아이랑 한달살기를 하면 그 지역에 도서관에 다니라고 많이 추천해준다.
나도 처음에 도서관을 찾았지만 이 지역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멀지 않은곳에 있음을 오늘 알았다.

주State 앞에 적는게 도시City 이름이고
우리나라처럼 시별로 도서관이나 관공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오늘 다른걸 찾다보니
호주는 관할범위(?)가 하나 더 있다.
Council area라고 구분되고 이 단위마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이 있는것 같다.
Council area마다 'City of XXXX'라는 이름이 있는데
실제로 주소지를 적을때 쓰는 city가 아니다.
그래서 내가 사는 지역에
매번 'City of Canada Bay'라고 적혀있었던거다.
나는 이 지역 이름이 Canada Bay가 아닌데
왜 그렇게  늘 생각했었다.
오늘 그 궁금증이 풀림.


City of Canada Bay
http://www.canadabay.nsw.gov.au/

이 City of Canada Bay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도서관이 있는 곳을 알았다.
시드니 시티보다 가까우니 이곳을 가봐야겠다.

Concord Library
Five Dock Library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19 목요일

1. 국내카드로 현금인출하기
어제 신용카드로 인출을 실패하고
아침에 해당은행에 전화로 문의했다.
(은행발급)신용카드에 현금입출금 기능이
추가되어 있는 카드로
해당 통장잔액을 해외에서 출금하는것은
불가능하다.
체크카드만 가능하다.

2. 해외에서 한달살기=해외에서 육아하기
처음 시드니 여행까지
시드니에서만 머무는 기간이
대략 두달쯤이다.
'여행'과 '살기'는 달랐다.
네살때 3주정도 되는 여행도
둘이 소화했던지라
괜찮겠지 했는데
호텔에서 지내는것과
집을 구해 지내는건 천지차이다.
내가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한국생활과 똑같다.
어차피 한국에서도 365일 중 360일
24시간 육아는 나의몫이었기에
그런게 힘들지는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처음부터 시작하는게 힘들었다.
전혀 모르는 동네로 이사 갔을때의 느낌.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곳, 맛있는 음식점 등
소소한 것들에 대한
방법과 동선이 머릿속에 쫙 그려져 있다는 것.
익숙해져 있는 생활루틴.
그것들이 얼마나 편리한것이었는지
너무 당연하게 익숙해져있어서 몰랐다.
안그래도 적응에 오래걸리는 내가
그래서 처음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온다면 더 잘 지낼것 같다는
생각이 벌써 든다.
아마도 경험해본 곳으로 한달살기를
떠난다면 훨씬 수월할거라 생각된다.
몇살쯤 되면 한달살기=한달여행이 될 수 있을까.
'해외육아'라 할지라도
나는 계속 도전할거니까
그떄가 언제인지 알 수 있겠지.

오늘 꽤 힘든하루였는데
이런날도 있는거지 뭐 하고 마음먹었다.
쇼핑몰에서 실갱이로 힘들었는데
그래도 집에 돌아와선
마음을 풀어줄 수 있어서 다행.
편안하게 잠들게 되어서 다행.
내가 같이 잠들지 못하고
늦게 잠들고 얼마 못자서
예민해져 있었던 탓이 크다.
소리 높이지 않기.
크게 숨쉬고 참고 참고 참기.

3. 날씨
시드니 날씨에 적응이 안된다.
12월초는 나에게 매우 추웠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도 많았다.
태풍수준으로 바람이 불었던 날
누군가의 모자가 날아와
엄마의 손목을, 욱신거릴 정도로 강하게 때린날도 있었다.
나는 겨울용 레깅스에
경량패딩을 벗을 수 없었는데
그 날씨에도 반팔과 반바지 차림의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12월의 날씨에는
다양한 옷차림이 공존했다.

1월이 되면서 날씨가 눈부시게 좋아져서
최적기는 1월인가보다 했는데
오늘 갑자기 또 추워서
입을일 없겠다며 고이 넣어둔
긴팔들을 다시 꺼내 입었다ㅠ
나는 추위를 아주 많이 타는 사람이다.
겨울인 우리나라에서 도망온 이유이기도 하다.
비도 왔다 안왔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도 있고
햇볕 쨍쩅한 날도 바람부는 그늘은 나에게 춥고
기온이 40도 가까이 높아졌다가
다시 20도로 뚝 떨어지기도 한다.
변덕스러운 시드니 날씨.
겨울에는 동남아 아님 남태평양이 답인가.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18 수요일

어제 늦게들어오기도 했고
3일 계속 돌아다녔더니
더 다니면 아이가 또 입병이라도 날것 같아
오늘은 쉬기로 한다.

1. nab 방문
가져온 현금을 다 써서
현금을 인출해야 하는데
이 곳에서 계좌를 만들어서
넣어두고 쓸까 싶어
nab에 들렀다.

그런데 1년이상 거주자만 계좌오픈
할 수 있다고 거절당했다.
방문자 비자로도 오픈 할 수 있다는
'지식인' 검색글을 봤는데...
방문자비자가 최대 1년인데
그럼 안되는거 아닌가...

기분 꿀꿀해져서
그냥 인출하러 갔는데
내 카드로 인출이 안된다.
계속 승인거절...
검색하면 계속 체크카드 얘기만 나온다.
입출금 기능이 있는 은행신용카드인데
안되는건가?
해외출금이 막혀있나?
내일 한국으로 전화를 해봐야겠다.

2. 호주마트
호주마트에서 제 값주고 물건을 사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돌아가면서 세일을 자주 한다.
꼭 내가 자주가던 NC같다.

오늘은 mount franklin water 500ml 20개짜리가 5불.
첨에 물이 비싸서 콜스 물 마시다
넘 맛이 없어서 mount franklin으로 정착했는데
시드니 처음 와서 한병에 3불씩 사먹다
마트에서 20개에 10불 하는거보고
와 싸다 했는데
세상에 오늘은 20개에 5불.
차가 없어 아쉽다.
내일 20개 더 사오기로...
호주 낱개 물 넘 비쌈.

50%할인하는 샴푸와 컨디셔너를
2.7불씩 주고 샀다.
아이에게는 할인도 안하는 16불짜리
샴푸도 고민없이 집어들어 씻겨주는데
내 샴푸는 50% 할인을 해도
몇번씩 고민한다.
이런 내모습을 볼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도 수도 없이 이런 순간들을 보냈겠지.
그래서 아이를 낳고 더 엄마와 여행을 하고 싶었다.
나때문에 포기했을 수많은 것들에
아주 작은 보답이나마 하고 싶었다.

3. 오늘은 싫은게 하나도 없었어!
잠들기전 나란히 누워 오늘은 어땠나 이야기한다.
오늘은 묻기도 전에
눕자마자
"오늘은 싫은게 하나도 없었어!"
라고 말해주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말.
화를 많이 내거나 잠들기전 혼난 날에는
"내 마음속에서 하트가 다 사라져 버렸어"
"이제 나를 기분좋게 해줘서 다시 하트가 만들어지게 해야 돼"
라고 말하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나보다.
틈틈이 놀아주었던 건
평소와 같았는 데 오늘은 대박이 하나 있었다.
아이가 '발공연'이라고 부르는 놀이를 좋아하는데
그걸 하다가 내가 어렸을 적 불렀던
아주 유치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ㅇㅇ팬티가 걸려있네~"
어린이집 친구들 이름 돌아가면서 넣어서
불러줬더니 끊임없이 빵빵터졌다.
아이가 까르르까르르 웃을때
세상 다 얻은것처럼 정말 행복하다.
이어서
"타잔이 십원짜리 팬티를 입고~"
불러주는데 또 빵빵~
지금이 이런걸 딱 좋아하는 시기인것 같다.
또 해달라는걸 좀 아껴두고 싶어서
내일 해주겠다고 했다.
아마 내일아침 눈 뜨자마자 불러달라고 하겠지?
아이가 '팬티노래'라고 이름 지었다.

4. 아빠
아이의 아빠.
온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아이가 아빠를 무척 그리워했다.
지금은 정도가 덜해졌지만 여전히 그렇다.
오늘은 어떤 상자를 발견하더니
아빠 생일이 언제냐며
자기 물건을 차곡차곡 챙겨넣고
마트에 가서 빨간리본을 사달랬는데
안된다고 했더니
자신의 꽃장식되어있는 헤어밴드를 가져와서
나 이제 이거 안해도 된다며
상자에 둘러 장식하고는
'아빠가 좋아하겠지?'
라고 말한다.
편지도 쓰고
잠시 후 또 생각난듯
아빠가 파란색을 좋아하니 파란색 색연필을 담고
하늘색 색연필 조각을 담으며
아빠가 좋아하는 파란 하늘도 담고..라고 말하는 아이.
'아빠가 엄청 좋아하겠지?'하며 혼자 들뜨는 아이.
그런 아빠는 먼저 전화한통이 없다.
처음에 아이가 매일같이 보고싶어해서
연락했고 이제 아이가 먼저 찾지 않으니
연락안한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17 화요일

1. 어제 다녀온 바랑가루Barangroo 공원을 다시 찾은 이유는
바로 이 The beach(http://www.sydneyfestival.org.au/2017/beach) 때문이다.


The beach

월요일은 closed.

시드니 페스티벌 행사 중 하나로
100만개 이상(1.1 million) 공으로
비치를 만들어 놓았다.

쇼핑몰에 있는 작은 볼풀장에서도
신나게 노는 아이라
단지, 아이가 넘 좋아할 것 같아서 갔는데
전세계 아이들은 똑같은가보다.
심지어 여기는 어른들도 좋아한다.


입구

어제는 없었던 출입구의 장식
(저걸 뭐라고 하지...??)
이곳을 통과하기 전까진 설렘+신남.
그 곳을 통과하자마자...



줄이 어마어마...
12시쯤 도착했는데
1시간 넘게 기다려서 입장할 수 있었다.
그 긴 시간을 기다린 아이도 대단.

가려면 오픈시간에 맞춰가고
대기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간식을 챙겨도 좋겠고
한번 들어갔다 재입장 하려면
다시 줄을서야하니(내부에 화장실 없음)
미리 화장실도 다녀오는게 좋다.
일행이 없으니 입장전에
아이를 화장실에 데려갈 수 없어서
그게 아쉬웠다.
놀면서 아이가 한번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으나 나가면 못들어온다고 했더니
참고 그냥 놀았다.ㅠ


드디어 입장!

들어가면 대략 이런 뷰.
사람 매우 많지만 놀기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많아서 신났다.
생각보다 넓지 않았는데
벽면을 거울로 둘러싸고 있어
넓어보이는 효과.


The beach

나는 깊은 곳에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다
발가락 인대가 늘어나는 경험을.
진짜 바다에 빠진것처럼
꺼내달라고 하고 싶었다.

아이는 용케도 잘 빠져나오고
뛰어들기를 수십번.
온 얼굴과 몸이 땀범벅이다.
(에어컨 시설 없음)

너무 힘들어서 두번쯤 들어가고
나는 포기.
아이 체력빼기 딱 좋겠다
싶었는데 내가 먼저 방전.ㅠ
두 시간이나 놀고서
(그렇게 논 사람 없을듯;;)
너무 배가고파서 나가자고
내가 성질 부렸다.


The beach

볼(ball) 바다 반대편엔
파라솔과 의자도 있다.
아이둘 데리고 온 엄마를 봤는데
입장하자마자
"놀아"
한마디 하고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폰 하시는데
진심 부러웠다.
난 언제까지 이렇게
몸바쳐 놀아줘야 하는걸까ㅠ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끼리(나보다 나이 많은)와서도
엄청 재밌게 즐기는걸 보고는
신선했다.


신난 아이.

또하나,
놀라고 부러웠던 건
비상상황에서 그들의 대처.

스탭들이 모여있길래 봤더니
누군가 무릎을 다쳐
상처를 치료해 주고있었다.

그런데 비치안에서 다쳤나보다.
치료가 끝나자 바로 그 지점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공을 다 퍼내면서
상처낸 원인을 찾고 있었다.



한시간 넘게 작업은 계속 되고
그 곳 바닥이 드러날때까지
철저히 확인한 후 철수하더라.

우리나라의 어느 호텔 수영장에서
발을 다쳤는데
그러냐는 식의 대처만 있었다는
예전의 어느 후기가 떠올랐다.

오늘은 힉슨로드Hickson Rd를 따라
써큘러키Circular Quay까지
걷고 싶었는데
체력 소진 다 하고
이제 자신의 관심사와
상관없는 일을 하려고 하자
힘들다고 못걷는다는 아이.

그래서 결국 타운홀Town hall쪽으로 가서
쇼핑몰 잠깐 들렀다 가야지 했는데
이후에 나는 이 아이를 데리고
배낭여행 못지않게 걸어다녔다.
물론 아이는 짜증냈고
-정말 힘들만했다ㅠ-
나는참으라고 화냈다가 달랬다가
나중에는 넘 미안했다.

2. 퀸 빅토리아 빌딩Queen Victory Building(QVB)
어쩌다 걸어걸어 가게 된
QVB
나는 그냥 남들찍는
내부 사진 좀 찍고 나올랬는데


QVB

딱 멈춰버린 기차레일 앞



호기심에 들어간 호비코Hobbyco.
이 곳은 키덜트를 위한 곳?
프라모델, 피규어, 레고와 같은
어른용 장난감이 아주 많다.

이 곳에서 난 역지사지했다.
내가 윈도우쇼핑을 하거나
목적없이 산책을 하자고 할때
징징거리는 아이의 마음을...
너도 이런 기분이구나
너도 정말 하기 싫겠구나
지금 나처럼...
여행은 힘든길도 있고
그러다보면 좋은것도 볼 수 있는거라고
힘든것도 참아야한다고 했지만
-다섯살한테-
사실 엄마는 그렇게 걷는게 좋았어.

정말이지 나가고 싶었지만
그렇게 못걷겠다던 아이는
그냥 지나쳐줬으면 했던
2층 계단을 발견하고
여기도 봐야한다며
30분이상 돌아다니다
그만 제발그만 나가자고 해서 나왔다.

사실 나도 이런 장난감구경 엄청좋아하는데
아이가 생긴후로는
맘놓고 구경을 못하겠다.
일단 눈이 아이를 계속 주시해야 해서
내가 보고싶은걸 맘껏 볼 수 없고
아이가 사달라는 걸 다 사줄 수 없어서.
'안돼'라고 말하는게 싫다.

3. Night owls kids film festival
http://darlingquarter.com/nightowls/

쇼핑은 실패하고
-아이 신발을 사야하는데
당췌 어디서 사야하는지...
관광객을 위한 쇼핑몰 말고
이 동네 사람들은 어디서 쇼핑을 하는지-

얼른 집에 가야겠다싶어
6시쯤 들어선 타운홀역.
사람이 너무너무많아.
카드 찍고 들어가려고 늘어선 줄 보고 포기.
퇴근시간은 저번에 한번 당해봐서...
오늘도 분명 자리에 앉기 힘들것 같다.
유모차 탄 아기가 아니라 그런가
아이한테 자리양보 의외로
잘 안해준다.
역 내에서 간단한 저녁거리를 사서
먹고 좀 늦게 들어가기로 한다.

가까운 공원을 모르겠어서
달링하버Darling Harbour까지 걸어갔는데
아이는 자기가 고른
케익한조각 들고
그 힘으로 버텼을거고
나는 그냥 정신력으로 버텼다.
너무 많이 걸어서 나도 힘들었는데
아이는 오죽 했을까.

도착하자마자
어깨에서 가방을 내렸을때
'아 이제 됐구나'싶었다.
7시 되니 바람도 선선해지고
사람도 많아서 기분이 다시 좋아진다.


Night owls kids film festival @Darling quarter

우연히 본 아이들을 위한 행사.
서양부모들은 아이들 8시면 다 재운대서
그런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꽤 늦은시간까지 영화상영이 잡혀있다.

영화좀 보다 놀이터에서 좀 놀다
더는 아이도 나도 안될 것 같아
데리고 나왔는데
건물로 해가 지는 모습이 비친다.



나는 언제쯤 제대로 된
시드니의 야경을 볼 수 있을까.
아직 한번도 못봤다.
가기전에 보고 갈 수나 있을까.

분명 아이가 놀고싶어해서
오래 놀았건만
너무 오래 놀면 꼭 따라오는 부작용.
집에 가는길이 힘들다.
피곤한 몸에서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짜증.
나도 지쳐 좋게 말 못하고 화를 냈더니
돌아오는 내내 둘이 한마디 없이
냉전이다.
아이랑 이게 뭐하는건가 싶다.
그리고도 아이러니하게
너무 피곤하게 논 날은
쉽게 잠들지도 못한다.
그만가자고 단호히 끊어야 하는데
내가 잘 못하는것 중 하나이다.

1월의 시드니는 어딜가나 활기가 넘친다.
시드니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
조심스레 1월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원래 뭘하든 익숙해지는데 오랜시간이 걸리는데
이번 시드니 적응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것 같다.
적응되어 좀 돌아다닐만해지니
페스티벌이 벌써 일주일정도밖에
남지 않아 아쉽다.
남은 기간이라도 잘 즐겨야지.

*타운홀역 4번출구로 나와서 오른쪽으로 꺾어내려가면 달링하버 놀이터로 바로 들어갈 수 있음.
-지금까지 아무데나 나와서 찾아갔는데 이제 한번에 가야지.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16 월요일

아침에 나서면서 생각했다.
열시쯤 나가서 오후 네시쯤 하루일정을 마치면
아이에게 무리가 없겠다.
어른으로 치면 너무한가싶은 널널한 스케줄이지만 
아이나 나나 이정도가 딱 좋다.  

계획은
'천문대-현대미술관-보태닉가든'이었는데
계획은 계획이었을 뿐.


천문대 가는 길

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
출발부터 기분이 좋다.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 바로 왔더니
멀지 않고
(지난번에 너무 록스지역을 돌았음;;)
언덕이 있대서 걱정했는데
걱정할만큼은 아니었다.



올라가는 길에 발견한 하버브릿지 건너갈 수 있는 곳.
록스에 있는 브릿지 클라이밍 하는곳이랑은
완전 다르다.
그쪽에서 헤맸었는데...
밀슨스포인트Milsons point 쪽에서
건너오는게 멋지다고 한다.(밤에)

건너편이 바로 천문대 공원Obsevatory Hill Park
생각보다 소규모이지만
올라가면 이렇게 멋진 풍경이-


Harbour br. @Observatory hill park

날이 너무 쨍해서 걱정했지만
이렇게 큰 나무들이 곳곳에-


a big tree @Observatory hill park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어서
나무그늘에서는 오히려 추웠다.
그늘과 햇볓을 왔다갔다-
이 할 일 없는 곳에서
우리는 장장 세시간을 놀았다ㅋ

웨딩촬영하는 커플도 있고
-하나도 안부러웠음-
운동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음.
개별, 그룹, 복싱 등등

아이는 신나게 나무사이를 왔다갔다하더니,
평소 꿈 중에 발레리나가 있었는데
"엄마 나 발레리나 말고
나무가 아픈가 안아픈가
관찰하고 두드려보고 치료해주는 애가 되고 싶어.
나무 열매도...
나무에서 화석도 꺼내고 싶어(응?)
그런애가 되고 싶어"
라고 말해주었다.

"엄마 나무의 목소리를 들어봐"
(응??ㅎㅎ)



그냥 가긴 아쉬워
천문대도 잠시 둘러본다.


시드니 천문대Sydney observatory

이 곳 아이들 방학이라 곳곳에서
소소한 체험거리가 있다.
난 그냥 가려고 했는데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딱
자기 눈높이에 맞는것을 찾아낸다.


고고학자Archeologist 체험

그리고 타임캡슐 만들기


타임캡슐 만드는 중.

커서 어떤사람이 될건지 쓰는칸에
나무 관찰하고 치료해주는 사람 될거라고
깨알같이 나무와 나뭇가지 열매를 그려놓음
지금 이순간이 웃는표정이어서 좋다:-)

이만큼 놀고나니 다시 서큘러키쪽으로
가기가 싫어졌다.
그냥 달링하버쪽으로 가서
놀이터나 갔다 갈까?
라는 마음으로 Kent St.쪽으로 내려간다.

집에올때 서큘러키에서는 갈아타야하고
타운홀은 한번에 오는 트레인이 있어서
그게 편하기도 했다.

20분 이상 내려가는 길이
지루했는데
가는길에 이런게 있네?



Barangaroo? 뭐지?
하고 바다쪽으로 갔다
저멀리 멋져보이는 공원을 보고
저긴 가봐야겠다해서
가게 된 바랑가루Barangaroo.


바랑가루Barangaroo 가는 길

이렇게 후달리는 계단을 내려가
그 공원만 향해 걸었다.

"마음이 너무 쿵덕쿵덕 웅성웅성 사르르사르르거려"
-계단을 내려오며

"마음이 너무 궁금해서 설른설른~(설렌다는 뜻인듯ㅋ)"
"마음에 물음표시가 얼만큼인지 알아? 이마~안큼"
-위에서 본 곳이 어떤곳인지 궁금하다며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곳.


Barangaroo Reserve

지나는 길에 시드니메트로에서 설치해놓은
임시 전시관도 있다.



이곳에도 간단한 만들기체험 있음.
일부러 갈 곳은 아니고
지나는 길이라면 한번쯤.

다시 바랑가루로 돌아와서,
역시 여행은,
기대하지 못했던 발견이
훨씬 큰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Harbour br. @Barangaroo reserve

이곳에서도 멋지게 하버브릿지가 보인다.
산책길의 경치도 끝내준다.



고맙게도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한번에 맨 위까지 올라갔다
산책으로 내려오면서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시내쪽보다 사람이 적어서 좋고
뷰도 끝내주는데
조금전 갔던 천문대만큼 큰 나무그늘이
없는건 좀 아쉽다.
그래도 난 여기가 더 좋다!
파도가 눈앞에서 철썩철썩~


열일한 오늘 시드니 날씨.

푸르고푸렀던 하늘을
몇번이나 올려다봤는지...
돌아가면 이 날의 이 날씨가
눈물나게 그리울 것 같았다.

햇볕은 쨍쨍했지만
더없이 맑고 푸르렀던 하늘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
멋진 경치
이곳에서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다를
남발했더니
아이도 덩달아 신이났던것 같다.
-육아는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깨달음-

"새로만든 공원인가봐 너무 멋지다"
라고 했더니,
"공사아저씨 공사해줘서 고맙습니다 이래야지~"

"오늘 날씨가 예술이다" 했더니
"하늘아 고마워~~~"

"햇볕 너무 뜨거워서 어떡해" 했더니
"소세지처럼 익을거 같애"


"엄마 이리와봐 옆에 앉아봐.
바다 좀 같이 보자"

옆으로 가 앉았더니 팔짱을 쓱-
아 기분좋다. 심쿵.
아들엄마들이 아들보고 그럴때 있다던데
딸인데도 설렘.
나혼자 미소 한가득.


"물이 춤을 추네 위로~"
"물이 화가 났나?"
바위에 와서 부딪치는 바닷물을 보며

유명한 곳인데 나만 몰랐나??
암튼 이곳 추천하고 싶다.
달링하버에서 록스나 서큘러키쪽으로 가거나
반대로 이동하는 길에
한두시간 투자하면 될 듯하다.

달링하버로 가는 건 결국 포기하고
가까운 역에서 돌아왔지만
오늘은 어느때보다 행복했던 날.

돌아오는 길에 출발시간이
아슬아슬했던 트레인.
포기하고 다음거 타자고 했는데
"엄마 할 수 있어"라며
포기하지 말라고 같이
달려서 결국 탑승.
아 감동...ㅠㅠ
내가 우울해하거나
힘들다고 할 때
벌써부터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는 우리 아이.
아직 아기 같을때도 있지만
매일 하나씩은 감동을 주는 아이.
오늘 있었던 하나의 에피소드를 적으려다
뜬금없는 아이사랑으로 글을 맺게 된다.
엄마는 어쩔 수 없는것 같다.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15. 일요일

오늘은 꼭 바다에 가리라.

무기력했던 어제와 달리 컨디션도 괜찮아졌다.

부모님 계셨을 때 갔던 맨리말고는 바다에 아직 못가봤다.

여행객들이 흔히 쉽게 가는 본다이 비치.

가는방법도 복잡하지 않다.

1.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 버스

2. 서큘러키(circular Quay)에서 페리를 타고 왓슨스 베이까지 간 후 버스

3. 트레인으로 본다이정션까지 간 후 버스

나는 3번으로. 아이랑 가기 가장 편할 것 같아서.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12. 목요일

 

벌써 2주가 지나다.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6. 금요일

 

Sydney Opera House Summer Playground

http://www.sydneyoperahouse.com/whatson/summer-playground-2017.aspx

 

 

하루의 시작은 늘 느지막하다.

당초 나의 계획은

(호주 아이들의 일상처럼)

아주 이른 아침을 시작하고

더운 한낮에 낮잠을 자고

바깥놀이를 한 후

8시쯤 이른 잠을 자는 것이었다.

그건 정말 계획일 뿐이었다.

우리는 늦잠에 익숙해져버렸다.

 

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에서

'summer playground'소식을 보고

가봐야지 마음먹고 있었다.

'playground'인데 비치의자가

쫙 깔린 사진은 의아했지만

가본 후 알 수 있었다.

 

오페라하우스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놀이터였으면 하나보다.

보호자 한명만 더 있었어도

나도 그 놀이터에서 좀 놀고 오는건데

혼자라서 많이 아쉬웠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는

모래놀이터가 마련되어 있는데

모래놀이터라서 더더욱

내가 붙어있어야 했다.

어디가나 진상엄마와 애는 있다.

모래를 던지가 있는데도

부모는 테이블에 앉아서

맥주만 마시고 있고

같이 놀아야 하는 나무블럭을

자기들것이라며 못가지고가게

하는 아이들.

적절한 개입이 필요했다.

 

모래와 나무 조각들이 다 였는데도

아이는 꽤나 오랫동안 놀았다.

햇볕을 많이 쬐고 놀아서 인지

밤에 잠도 잘잤다.

 

진상부모 하나 더 추가,

벤치에 앉아서 김밥을 먹고 있었는데

굳이 그 옆으로 와서

아이 기저귀갈던 중국인.

정말 비위상했음..ㅡㅡ;

갈고 난 후에도

애 신발 신겨서 의자에서

내 옆으로 왔다갔다-

우리나라 애 엄마들 뭐 조금만

눈에띄게 해도 온라인에서

욕 많이 먹는데

온 지 얼마안된 이곳에서

난 한국에서보다 더 한 부모들도 많이 봤다.

그냥 어디나 다 똑같구나라고 느꼈을 뿐.

 

 

 

Posted by 마마필로 :

2017. 1. 3.

 

왜그랬을까

눈뜨자마자 들고있는

아이패드에

아침부터 화를 내고

이제는 엄마도 모르겠다며

마음대로 하라며

방문을 닫고 침대에 누웠다.

아이가 이제 구석에 숨어서

몰래모래 보기 시작했다.

그런적이 없었는데...

자꾸 혼을 내니까

보다가 폰이나 패드를 숨기고

구석에 들어가서

몰래 보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번 내가 뭐하는것인지

후회되던 순간.

나는 누워있는데

아이는 태연한듯

테이블에서 뭔가 열심히 하더니

곧 다가와서 엄마에게 눈을 감으라며

종이 한장을 내밀었다.

잘 모르는 글자로 열심히 적어놓은 편지에는

'엄마 너무너무 미얀헤. 또(할말은)는 사랑해요.'

처음으로 아이에게 받은 편지가

사과편지라니

그것도 사과하지 않아도 되는 일인데

제이가 무슨 잘못이라고...

화를 내고서도 내가 애한테 뭐라는건지

미안하고 속이 쓰렸는데

왜 네가 사과를 해...

눈물이 펑펑쏟아졌다.

안고서 엄마가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천진한 아이는

'엄마 화난거 푸는거 성공!'이라며

활짝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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