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18 수요일

어제 늦게들어오기도 했고
3일 계속 돌아다녔더니
더 다니면 아이가 또 입병이라도 날것 같아
오늘은 쉬기로 한다.

1. nab 방문
가져온 현금을 다 써서
현금을 인출해야 하는데
이 곳에서 계좌를 만들어서
넣어두고 쓸까 싶어
nab에 들렀다.

그런데 1년이상 거주자만 계좌오픈
할 수 있다고 거절당했다.
방문자 비자로도 오픈 할 수 있다는
'지식인' 검색글을 봤는데...
방문자비자가 최대 1년인데
그럼 안되는거 아닌가...

기분 꿀꿀해져서
그냥 인출하러 갔는데
내 카드로 인출이 안된다.
계속 승인거절...
검색하면 계속 체크카드 얘기만 나온다.
입출금 기능이 있는 은행신용카드인데
안되는건가?
해외출금이 막혀있나?
내일 한국으로 전화를 해봐야겠다.

2. 호주마트
호주마트에서 제 값주고 물건을 사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돌아가면서 세일을 자주 한다.
꼭 내가 자주가던 NC같다.

오늘은 mount franklin water 500ml 20개짜리가 5불.
첨에 물이 비싸서 콜스 물 마시다
넘 맛이 없어서 mount franklin으로 정착했는데
시드니 처음 와서 한병에 3불씩 사먹다
마트에서 20개에 10불 하는거보고
와 싸다 했는데
세상에 오늘은 20개에 5불.
차가 없어 아쉽다.
내일 20개 더 사오기로...
호주 낱개 물 넘 비쌈.

50%할인하는 샴푸와 컨디셔너를
2.7불씩 주고 샀다.
아이에게는 할인도 안하는 16불짜리
샴푸도 고민없이 집어들어 씻겨주는데
내 샴푸는 50% 할인을 해도
몇번씩 고민한다.
이런 내모습을 볼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도 수도 없이 이런 순간들을 보냈겠지.
그래서 아이를 낳고 더 엄마와 여행을 하고 싶었다.
나때문에 포기했을 수많은 것들에
아주 작은 보답이나마 하고 싶었다.

3. 오늘은 싫은게 하나도 없었어!
잠들기전 나란히 누워 오늘은 어땠나 이야기한다.
오늘은 묻기도 전에
눕자마자
"오늘은 싫은게 하나도 없었어!"
라고 말해주었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말.
화를 많이 내거나 잠들기전 혼난 날에는
"내 마음속에서 하트가 다 사라져 버렸어"
"이제 나를 기분좋게 해줘서 다시 하트가 만들어지게 해야 돼"
라고 말하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나보다.
틈틈이 놀아주었던 건
평소와 같았는 데 오늘은 대박이 하나 있었다.
아이가 '발공연'이라고 부르는 놀이를 좋아하는데
그걸 하다가 내가 어렸을 적 불렀던
아주 유치한 노래를 불러주었다.
"미루나무 꼭대기에 ㅇㅇ팬티가 걸려있네~"
어린이집 친구들 이름 돌아가면서 넣어서
불러줬더니 끊임없이 빵빵터졌다.
아이가 까르르까르르 웃을때
세상 다 얻은것처럼 정말 행복하다.
이어서
"타잔이 십원짜리 팬티를 입고~"
불러주는데 또 빵빵~
지금이 이런걸 딱 좋아하는 시기인것 같다.
또 해달라는걸 좀 아껴두고 싶어서
내일 해주겠다고 했다.
아마 내일아침 눈 뜨자마자 불러달라고 하겠지?
아이가 '팬티노래'라고 이름 지었다.

4. 아빠
아이의 아빠.
온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아이가 아빠를 무척 그리워했다.
지금은 정도가 덜해졌지만 여전히 그렇다.
오늘은 어떤 상자를 발견하더니
아빠 생일이 언제냐며
자기 물건을 차곡차곡 챙겨넣고
마트에 가서 빨간리본을 사달랬는데
안된다고 했더니
자신의 꽃장식되어있는 헤어밴드를 가져와서
나 이제 이거 안해도 된다며
상자에 둘러 장식하고는
'아빠가 좋아하겠지?'
라고 말한다.
편지도 쓰고
잠시 후 또 생각난듯
아빠가 파란색을 좋아하니 파란색 색연필을 담고
하늘색 색연필 조각을 담으며
아빠가 좋아하는 파란 하늘도 담고..라고 말하는 아이.
'아빠가 엄청 좋아하겠지?'하며 혼자 들뜨는 아이.
그런 아빠는 먼저 전화한통이 없다.
처음에 아이가 매일같이 보고싶어해서
연락했고 이제 아이가 먼저 찾지 않으니
연락안한지 벌써 며칠이 지났다.
아이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Posted by 마마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