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고 섬세한 아이...

상대방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처받는 아이...

 

병원 접수대 앞에 간이소파가 있었고

제이는 접수대 위에 놓여진 사탕을 찾기위해

신발을 벗고 그 위에 올라섰었다.

그것을 본 접수대 직원이

"거기 올라가면 안돼. 내려와"

라고 했고 순순히 내려왔다.

그리고 나에게 바구니를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고 계산을 하고 나왔다.

직원의 말투는 전혀 강하지 않았고

안쪽에 있었기에

'아이가 신발을 신고 올라갔을거라고 생각해서 말했나?'

라고 잠깐 생각했을 뿐

내 아이가 그 말에 상처받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는 상처받았다.

부당하다고 느겼던것 같다.

자기는 안보이는 것을 보고싶어 올라갔고

신발도 벗었는데 왜??라는 생각이 들었을것같다.

문밖으로 나와서 다른 일로 트집을 잡아

그때부터 엄마를 때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때리고 울 일이 아닌데

꽤나 길게 이어지자 아차 싶었다.

그때 그자리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었어야 했는데.

 

그런데 한편으론 매번 어떻게 그럴까 싶다.

그정도는 부딪치며 이겨나가야 이 세상 살아가지 않을까.

타인으로 부터 받은 부당함(혹은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직접 대응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마음에 쌓아두지 않고 그 자리에서 풀고 지나갈 수 있어야 할텐데.

 

보통 남아들이 감정이 늦게 발달해서 무디게 지나간다고 하는데

제이는 보통의 여아들보다도 더 여리고 쉽게 상처받는것 같다.

그래서 안그래도 걱정많은 엄마를 더 걱정하게 만든다.

아이의 강해지는 과정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내 감정이 너무 힘들다.

그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

나한테서 고스란히 받은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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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마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