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써보는 여행기인지..
필리핀에서 돌아온지가 언젠데... 까미귄에 갔다온지가 언젠데...
기억 못하는 부분도 많을 것 같아서 사실 쓰기가 조심스럽다.
이래서 여행기는 귀찮아도 그때그때 써야 하는구나 생각하며, 사진으로 기억을 더듬어 보려 한다.



새벽같이 출발해서 반나절 이상을 까미귄에 도착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그 더운 날씨에 계획대로 움직여지지 않아서 짜증도 났던것 같은데 돌아보니 찾아가는 그 시간마저 다 여행이었다.
그래서 당시에는 아쉬웠던 첫째날, 까미귄으로 가는 길 조차 이제는 추억이다.

빡빡한 계획이 없다보니 여행이 지나치게 여유롭다.
일어나서 간단하게 숙소 주위를 돌아보고 오토바이로 섬의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까미귄 섬에 오면 돌아보는 곳이 몇 군데 정해져 있는데 원래는 걸어서 한바퀴를 돌 생각이었다.
하지만 걷기엔 거리가 너무 멀고 더구나 그 땡볕아래서는 5분도 못가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나가는 많은 스페셜 트립의 유혹을 뿌리치고(가격이 너무 쎔!) 한 오토바이와 흥정해서 300p에 원하는 곳 몇 군데만 들르기로 했다.

sunken cemetery, old church,  sto.nino cold spring

가장 기대하는 곳은 물론 sto.nino cold spring이다!
나머지 두 곳은 지나가는 길에 있기 때문에 잠깐씩 세워서 볼 수 있다.

출처: http://manilenio.com/camiguin-island/

지도에서 왼쪽으로 Hotel표시가 모여있는 쪽(White Island가 보이는 쪽)이 숙소가 모여있는 곳이고,
그 곳을 기준으로 아래로 내려오면서 sto.nino cold spring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가는 길이다.
섬 동쪽은 사람들이 거의 가지 않는 듯 하다.

Sunken Cemetery


이름 그대로 가라앉은 묘지인데 자세한 스토리는 잊어버렸다.-_-;;
위에서 내려다 보고 찍었는데, 아래로 내려가면 사진에 보이는 줄에 배를 연결해서 사람이 직접 손으로 끌어서 묘지위에 가볼 수 있도록 데려다 준다.
사람도 많았고 굳이 올라가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내려가진 않았다.

다음으로 갔던 곳이 old church.
예전에도 몇 번 오래된 교회나 성당을 가긴 했는데 종교가 없어서인지 큰 감흥이 없었다.
세워주길래 한 번 들어갔다 나온 곳.


old church


지금은 이용되지 않는 곳이고, 잘 보관되었다는 느낌도 없어서 교회 자체는 좀 실망스러웠는데
뒤뜰?에 있는 나무가 정말 멋졌다.
한 백년쯤 되었을까. 카메라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큰 나무가 한그루 있다.


이렇게 관광을 대충 마치고 내마음이 이미 가 있던 곳. cold spring으로 달렸다.

 

역시나 사람은 많지 않다.
워낙 덥다 보니 낮에는  cold spring을, 밤에는 hot spring을 찾는다.
주위는 나름 조경을 해 놓았는데 바닥은 자연 그대로라서 맨발로 놀기엔 좋지 않다. 자잘한 돌모래 바닥이어서 아쿠아슈즈를 신어도 신발안으로 모래가 들어온다.
그래도 시원한 물에 수영하는 건 너무 신난다!


우리가 노는 동안 오토바이 아저씨는 시간약속을 하고 밖에서 기다려 주신다.
입장료도 단돈 20p,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대형 튜브 대여료가 15p. 현지인 적용 가격 그대로다
돌아가는 길에 입구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샀던 45p짜리 동전지갑은 지금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간단하게 먹을것도 살 겸 해서 맘바하오에서 내렸다.

역시 해가 좀 떨어져야 돌아다닐만 하다.
맘바하오는 마켓 외에는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서 뭐가 있나 보니 뒤편이 이런 공원이 있었다.
론리플래닛 들고 큰 가방메고 혼자 여행중이던 서양아저씨도 만났다.


저녁을 먹고 들어갈까 싶어 오토바이 운전해준 아저씨에게 유명한 식당이 어디냐고 물었다.
몇 번 설명을 해주더니 설명하기가 좀 복잡했는지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내려준 곳이 이 가게 앞이었다.
빵이 유명하다고 했는데, 안에 들어가니 정말 딱히 먹을게 없었다.
현지식도 잘 먹는 우리인데, 여긴 좀 아니다 싶어 그냥 나오고 말았다.
기억나는 한 테이블이 있는데, 고등학생쯤 되보이는 남녀학생들이 빵을 시켜서 탄산음료와 먹고 있었다.


그거였다. 여기선 빵을 샀어야 했다!
정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간판에 보이는 저 그림. 돌아가는 배에서 유독 많은 사람들이 저 로고의 상자를 들고 있어서 도대체 저게 뭘까 했는데, 우리가 경주 가면 경주빵 사는것처럼, 까미귄에 오면 사가는 유명한 빵이었다.
여기 아니면 안팔꺼 같아서 나중에 배에서 사긴 했는데 맘바하오에서 못샀던게 내내 아쉬웠다.
정말 까미귄 말고 다른데선 보지 못했다. (유사상표 주의. vandep이 원조인듯)

돌아가는 길에 배안에서 구입했던 Pastel


결국 먹을 만한 곳을 못 찾고 먹을거좀 사서 멀티캡타고 들어가서 숙소근처에서 저녁을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신기하게 일정을 짜지 않아도 여행지에서의 하루는 어떻게든 알차게 채워져 나가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게 아니다.
낯선 공간에 낯선 사람들과 낯선 공기를 마셨다는 것, 그 자체가 모두 여행이었다.

Posted by 마마필로 :
1. 세부 시티(Cebu City)에서 까미귄(Camiguin)섬 가기

세부 시티에서 까미귄섬으로 이동하려면 세부 시티의 항구에서 배로 12시간을 이동하거나,
비행기로 까가얀 데 오로(Cagayan de Oro) 시티까지 이동 후 다시 배로 들어가야 한다.

비행기로 까가얀 데 오로 시티에서 까미귄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두가지가 있는데,
마카발란(Macabalan)항구(보통 까가얀 항구라고 함)에서 두시간 정도 가거나,
버스로 발링고안(Balingoan)항구까지 이동 후 배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공항에서 항구로 이동후 바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이 단축되지만 배편이 많이 없고,
두번째는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배편이 자주 있고, 차를 싣고 이동할 수 있다.

차를 옮길 필요가 없는 우리는 당연히 첫번째 루트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예상치 못했던 일 발생.
까가얀항구로 갔는데 오늘은 배가 없다. 예전 빌라테레시타에서도 한번 겪은 적이 있는데 사람이 많이 없다 싶으면 스케쥴이 제멋대로 바뀐다. 평일이라 여행객이 없다보니 이날도 운행을 하지 않나 보다.

어쩔수없이 다시 버스터미널로 이동 후 발링고안 항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엥? 여기가 터미널? 지금까지 봐왔던 터미널과는 딴판이다.
물어보지 않았으면 터미널인지도 모를뻔했다.
이때만해도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었는데, 이후에 북부여행을 하면서 세부시티가 얼마나 도시스럽게 발달한 곳인지 알 수 있었다.
나중엔 까가얀데오로 시티의 버스터미널도 양반이라 생각할만큼 낙후된 곳도 많았고,
아직 이런곳이 더 많고, 어쩌면 이런 모습이 필리핀의 현재 모습인지도 모른다.

에어컨버스는 일찌감치 접고, 가장 빨리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바람을 쌩쌩 맞으며 달려 발링고안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달라붙는 트라이시클 기사들에게 속지 않으려고 버스차장에게 물어봤는데 걸어서 못간다고 트라이시클을 타란다.
그래서 탔는데 쓸데없이 터미널을 한바퀴 빙 돌더니 항구로 데려다 주는데 길하나만 건너면 되는 곳이었다.
이런
#!$^$@&$%&#!!! 다 한통속-_-;;;;;;
발링고안 버스터미널에서 항구까지는 걸어서 5분이 채 안되는 거리다.

PORT OF BALINGOAN

물론 다 그랬던건 아니지만, 한번씩 당할수록 '절대 한 명에게만 물어보지 말기', '우선 스스로 주변을 둘러보기'를 실천하게 된다.
이곳은 지역사람들과, 섬으로 물건을 싣고 나르는 차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배편은 늘 있어 어렵지않게 까미귄섬으로 들어갈수 있다.

발링고안과 베노니를 왕복하는 슈퍼셔틀페리

까미귄섬에서도 리조트(휴양지의 리조트를 생각하면 안됨)들이 모여있는곳은 윰빙(Yumbing)이라는 동네다.
까미귄섬, 베노니(Benoni)항구에 내리니 듣던대로 정해진 요금표가 보인다.
나름 금액을 정해놓고 정액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셋이상이라면 할만하다.
그러나 둘이 하기엔 망설여지는 금액이라 선뜻 이용할수가 없었다.

리조트까지 이동하는데만 지프니로 300p를 달라길래 잠시 고민하는데, 마침 바로 옆 지프니가, 같이 배에서 내린 마을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프니였다. 잘됐다 싶어 그 지프니로 맘바하오(Mambajao)까지 이동 후 다른 이동수단을 찾기로 한다.
어느 지역을 가든 스페셜트립이라고 해서 관광객을 상대로 비싸게 받는데
그게 인원수가 많으면 할만하지만 둘일땐 늘 부담이었다.

그래서 항상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방법을 찾았다.
자동차 보급률이 높은 나라도 아니고,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텐데라는 생각으로.
역시 맘바하오에서는 멀티캡(Multi-cab, 지프니와 같은 형태지만 8-10명만 탈수있는 작은 차를 이곳에서는 멀티캡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으로 섬 더 안쪽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베노니항구→맘바하오: 23p, 맘바하오→윰빙: 8p)

까미귄섬의 멀티캡

숙소로 오기전에 맘바하오에서 점심도 해결하고 과일과 먹을거리도 샀다.
리조트로 바로 왔으면 몰랐겠지만 맘바하오는 까미귄섬의 읍정도 되는 곳으로 슈퍼마켓도 두세군데 있고, 시장도 있어서 후에도 두세번 더 왔다갔다 했다. 리조트가 있는 지역에는 구멍가게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맘바하오의 시장1맘바하오의 시장2

체크인 후 눈앞에 보이는 화이트 아일랜드(White Island)부터 가보기로 한다.

2. 화이트 아일랜드

바다 한가운데 덩그라니 하얀 모래가 쌓여 있다.
멀리서 보면 그냥 헤엄쳐서 가면 안되나 싶은데 그럴순 없을테고 주로 리조트에 얘기하면 배로 왕복할 수 있게 해준다.
입장료를 받고 있는게 살짝 어이없었지만 채 10명도 안되는 사람에 그 평화로운 분위기에 금새 모든걸 잊어버린다.

White Island in Camiguin Island

한창 태닝중인 서양인 친구들, 한쪽엔 수영중인 필리피노 가족, 사진촬영에 열중인 커플, 그리고 우리였다.
어느쪽을 봐도 바다이고, 한가롭고, 평화롭다.
나가기를 기다리는 배가 한 두 척 묶여있고, 주변에는 낚시중인 배들이 몇 대 돌아다닐 뿐이다.
새벽부터 서둘러서, 택시,비행기, 버스, 배, 트라이시클, 지프니, 멀티캡을 타고 왔던 험난한 길을 떠올리며
그 모든걸 보상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빌려온 스노클 장비로 열심히 물고기를 찾았는데 이런.. 이곳은 스노클링으로는 좋지 않다.
인공으로 만들어놓은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섬 주위의 바닷속 생물은 죽어있었다. 워낙 수심이 얕기도 했고.
바다와 하늘, 산 그리고 몇 안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모래위에서 여유를 즐겼다.

3. 알덴트 핫 스프링(Ardent Hot Spring)

저녁을 먹고 나니 금새 주위가 깜깜해져 집앞을 나설 엄두가 안난다.
도시처럼 가게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로등도 제대로 없다보니 해가지면 그야말로 칠흑같은 어둠이다.
아직은 관광객을 상대로 하지 않는 일반 필리핀 주민들은 순진하고 선한 사람들이 많다고 믿기에 용기를 가지고 나섰는데,
역시나 조금 길거리를 나서니 동네 꼬마들이 그 어둠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놀고있고, 마을사람들도 그 길을 왕래하고 있다.
어두울때 일어나는 나쁜 일들을 알기에 생긴 공포이지, 밤에도 전기로 대낮같이 밝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그게 당연한 환경이었던거다.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딱히 할 게 있는건 아니고 온천이 있는데 밤에 가면 더 좋다는 말에 온천이나 가볼까 생각한다.
그리고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불러 흥정후에 알덴트 핫 스프링으로 간다.
오토바이 조명만 없다면 암흑일 산 속을 몇킬로를 달려 올라가는데 솔직히 무서웠다.
오토바이기사가 갑자기 나쁜 맘을 먹으면 어떡하나, 얼마나 더 가야 할까, 그냥 내일 갈껄 그랬나, 정말 한참을 이생각 저생각 했다.
막상 온천입구에 들어서니 그 어둠과는 달리 화려한 조명과 함께 성업중이었다.




24시간 운영이다 보니 밤에도 사람이 꽤 있었다.

아직은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인듯, 외국인은 눈에 띄지 않고, 역시나 요금도 현지인 수준이다.
까미귄섬의 모든곳이 그랬다. 음식점만 빼고.

난 온천 무지 좋아한다. 몸이 찬 편이라 그런지 웬만큼 뜨거운 물에서도 '시원하다'고 느끼며 즐길줄 안다.
필리핀에서 온천이라니 신기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온천을 생각하면 안된다.
처음엔 따뜻한물이 신기했지만 우리나라만큼 따뜻한건 아니다. 조금있다보면 식는다는 느낌도 들고.
우리는 온천하면 들어가 앉아서 몸푸는 생각이 강한데, 이네들은 수영을 하면서 즐긴다.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지만 자기전에 따뜻한 물에 들어가 몸 잘 풀고 내려왔다며 만족해한다.
우리의 여행은 늘 일정미정.
내일은 어떤 투어를 해볼까 생각하며 첫 날을 마무리 한다.
Posted by 마마필로 :

1. 새로운 섬을 발견하다!



우연히 발견한 까미귄섬(Camiguin Island)은 세부본섬 아래쪽 민다나오(Mindanoa) 지역에 붙어 있는 작은 섬이다.
작은 섬처럼 보이지만 인구가 69,000명에 달했는데, 화산 폭발이 일어난 후로 34,000명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느끼기에는 그보다 훨씬 적은 것 같은 한적한 섬마을의 모습이다. (
까미귄섬 공식 홈페이지 참고)
세부 시티(Cebu city)에서 배로 12시간 이동하거나, 비행기로 까가얀 데 오로(Cagayan de Oro)까지(약 40분) 이동 후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찾아본 여행정보를 바탕으로 하면, 내가 애초에 기대했던 필리핀의 때묻지 않은 바로 그 모습이었다!

도로만 나가면 울려대는 경적소리, 매연, 교통체증, 각종 호객행위들은 때로 세부 시티에 대한 거부감 마저 들게 했기에.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몇 군데 여행을 할 생각인데 그 첫번째가 까미귄이다.
반타얀(Bantayan), 말라파스쿠아(Malapascua), 까모테스(Camotes) 등등 아직 세부지역도 못가본 곳이 많았지만,
이미 한국인들이 너무 많이 다녀간 곳은 제외했다.
그런곳들은 대부분 휴양지 이기도 해서, 이제 리조트에서 또는 해변에서 선베드에 누워 한가로움을 즐기는 여행은 그만 하고 싶기도 했다.
그런덴 한국 생활에 찌들었다가 와야 역시 제맛이지 싶다.
과연 필리핀에도 휴양지가 아닌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찾아보니 필리핀 북부지역이 제격이었다!
그러다 까미귄을 알게되어 북부지역으로 떠나기전에 먼저 다녀오게 된 것이다.

2. 여행 일정(3박4일)

세부시티에서 갈 예정이라면 감히 하루 일정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멀어서 이동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하고,
섬에 이것저것 볼거리도 많아 적어도 2일, 넉넉히 3일은 잡아도 좋다.
나의 원래 일정은,

1일: 세부 시티→까미귄섬으로 이동, White Island
2일: 섬 투어-Hibok hibok mt., sunken cemetery, old church, old volcano, soda water, st. nino cold spring, ardent hot spring 등
3일: 만띠기섬(Mantigue Island)-스노클링 or  다이빙
4일: 까가얀 데 오로(Cagayan de Oro) city tour-레프팅

이렇게 였는데, 결국 만띠기섬과 까가얀 시티 투어는 하지 못했다.
까가얀은 작기는 했지만 유명 몰들이 들어서 있고, 관광객 보면 한 몫 잡으려는 택시기사, 트라이시클의 분위기를 들어가는 날 느낀후로 1박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무지 길다는 레프팅을 못해봐서 아쉽긴 했지만.

여행자가 많지 않았던 만큼 정보는 없는대로 출발, 직접 부딪히면서 스스로 새로운 사실을 얻고 깨닫고 왔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 정말 여행답다고 느낄때의 짜릿한 맛을 보았다고 할까.
그래서 더욱 뿌듯하고 기억에 남을 나의 까미귄 여행.
다시 떠올리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Posted by 마마필로 :

지도의 A지점이 수밀론섬. 위쪽으로 쭉 따라가면 Cebu City가 보인다.

세부본섬 남쪽 끝에 작게 떨어져 있는 수밀론섬(Sumilon Isalnd).
작은 섬 전체가 하나의 리조트로 되어 있고 리조트에는 오직 12개의 방만 있어,
극 성수기에도 한가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라고 들었다.
(물론 나처럼 데이트립으로 다녀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수가 좀 늘어나겠지만.)
아버지가 딸에게 리조트를 지어 생일 선물로 주었다는 이야기는,
수밀론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만한 너무 유명한 이야기다.

한달가량 수업을 받았던 튜터가 정말 극찬을 한 곳이었다. 꼭.꼭.꼭. 가보라고.
그런데 정작 본인은 가본적이 없었다는..-.-;;
어쨌든 한번은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의견이 좀 나뉜다.

숙박비가 아깝지 않을만큼 하루로는 짧다 vs. 밤에 정말 할거 없어 심심하니 하루로도 충분하다.


리조트에서 본 바다 빛깔

결국 본인의 취향과 목적을 생각해서 결정하면 되는거다.

너무 좋다는 글들이 많으니까 그런 글들만 보고 많이 기대를 하고 가는 사람들은 좀 실망을 하는 것 같다.
나는 솔직히 세부의 바다에 이미 몇 번 실망을 했던 터라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역시나 생각보다 좋았다. 굳굳굳~^^

1.사우스버스터미널(South bus terminal)에서 수밀론(Sumilon)행 버스타기

밴, 택시 대절 등등 여러가지 방법중에 택시는 비용면에서 제외.

모알보알(Moalboal)때 좌석이 좁아서 너무 고생한 기억이 있어,
(모알보알행 버스모습 2010/08/21 - [PHILIPPINES] - Panagsama Resort in Moalboal)
밴을 알아봤는데 폐차해도 될 것 같은 차에 1인 2좌석을 잡고 간다해도 불편하긴 마찬가지 일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버스를 타러 갔는데 이번에는 버스가 너무 좋은거다!
버스도 골라타야 한다.



같은 돈 내고 누구는 1열4석인 버스를 누구는 1열6석인 버스를 탈 수도 있다는걸 처음 알았다.

올때야 내가 선택할 수 없다고 해도 갈 때는 버스 내부도 보고  맘에 안들면 다른걸 탈 수 도 있다는 것.
최신버스에 널찍한 1열 4인승. 뭐 더 바랄거 없이 이게 밴보다 훨 좋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필리핀에도 이렇게 좋은 버스가 있었네'라는 생각도 했다.

+터미널 이용료를 내고 들어가면 행선지를 물어보고 서로 오라고 하는데,
이 때 세레스라이너(Ceres Liner) 버스를 이용. 노란색 버스. 가장 괜찮은 버스.
+에어컨버스는 많이 추우므로 긴팔 꼭 준비.
+티브이가 있는 버스인 경우 운행하는 내내 영화를 틀어놓아서 시끄러울 수 있음.

2. 보트 시간 확인

세부에서 택시타고 가도 두시간 반, 세시간 등 걸리는 시간이 엇갈렸는데

내가 탄 버스는 두시간 걸렸다.
도로에 내려주면 언덕을 내려와서 섬 안으로 옮겨주는 보트를 기다리는데,
언덕에 내려주었을 때가 7시25분쯤 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여유있길래 사진도 좀 찍으면서 내려갔는데
미리 알아간 보트 시간정보가 틀렸던 거다.
지금 막 배는 떠났고(사실 사람이 없으니 나오지 않은 것 같음)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투숙객은 언제든 보트를 불러 주므로 만약 운이 좋아 투숙객과 함께 있다면 바로 들어갈 수도 있다.



3. 리조트 즐기기

평일이어서 사람 하나도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완전 기우였다.

월요일인가, 화요일이었는데도 관광객이 꽤 된다.
주말에는 어학원의 학생들도 꽤 올만큼 이젠 많이 알려지고 많이 다녀간 곳.
나보고 처음이냐고 물어보기까지. 당일로 여러번 다녀가는 사람도 많은가봐?라는 생각 잠깐 했다.
처음이라고 하면, 데이트립으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해주고, 어떤식사를 할 것인지 물어본다.

즐길거리: 수영장, 스노클링, 카약킹, 트래킹, 화이트샌드비치



-수영장: 너무도 유명한 사진의 수영장. 수영장에서 바다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확 트인다. 오전은 내내(그래봤자 두시간 정도였지만) 수영장에서 놀다 코티지에서 쉬다 12시에 점심 먹으러 갔다.


-스노클링: 다이빙샵에서 쿠폰과 스노클링 장비 및 구명조끼 교환. 바로 앞바다에 가면 되는데, 지금까지 갔던 곳들과는 달리 바위를 지나서 가고, 산호가 깔려 있어 아쿠아슈즈가 없었던 나는 발이 찔릴까 무서워 제대로 들어가 보지 못했다. 호핑 때 바다 한가운데서 내려주는것만 해봤지 내가 해안가에서 부터 걸어들어가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조금만 깊이 가면 산호도 많고 물고기도 많다고 한다. 제대로 즐기지 못해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쪽 바다에서 스노클링

-카약킹: 비추. 물에 뭐가 한가득 떠 있는데 정말 카약은 뒤집어 질 것 같고, 물이 자꾸 배로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다리에 다 닿았는데 피부병 걸릴것 같은 찝찝한 기분. 나오자마자 맞은편 바다로 들어갔음.

-트래킹: 날씨도 덥고, 시간도 부족했는데, 화이트샌드쪽 갈때 트래킹 코스를 살짝 지나는데 모기 공격, 곳곳에 거미줄을 보고 포기했음.

-화이트샌드비치: 비치라고 하기엔 너무 아담한. 그냥 한쪽 구석에 하얀 모래 옮겨 놓은 느낌이랄까. 그늘 전무. 마땅히 있을만한 곳 없음. 숙박을 한다면 해가 질때 가볼 수 있을듯.

자세한 리조트 정보는 이곳에서. ☞ sumilon bluewater island resort


4. 식사

한 번 밖에 안가봐서 점심메뉴가 자주 바뀌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후기에서 본 몇년전 것과는 달랐다.

에피타이저, 메인요리, 디저트(과일), 음료

요리 솜씨도 꽤 괜찮고, 데이트립 가격에 포함된거라 생각하면 괜찮은편이라 생각했다.

돼지고기, 닭, 그리고 생선 중에 선택할 수 있었고,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시켰는데 닭고기 보단 꼬치로 나온 돼지고기가 나았다.

5. 길고도 짧았던 하루

새벽부터 시작된 이날의 하루는 길었지만, 수밀론섬에서의 시간은 짧기만 했다.

들어갈때 몇시에 나오는 배 탈거냐고 물어보는데 3시30 이랑 5시30 중에 고민하다 가장 늦은시간으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일 이었다.

나오는 보트안에서 노을이 진다

점심먹고 바다앞에 놓인 코티지에서 낮잠도 한 두시간쯤 자주고, 음악도 듣고, 한껏 여유를 부리고 싶었는데
그러기에 데이트립의 제한적인 시간은 부족하기만 했다.

나처럼 리조트에서 여유부리고 천천히 느긋느긋 쉬다가 가려는 사람이라면 1박도 괜찮겠다 싶었다.
외딴 섬에서 느낄 수 있는 밤의 한적함은 또 다른 느낌일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액티브한거 좋아하고, 신나게 수영하고, 왁자지껄 즐기고 갈 생각이라면 당일여행도 충분히 괜찮다.
전자는 연인과 후자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 적합할듯.

누구는 필리핀 바다의 7가지 색깔을 수밀론섬에서 보았다는데
나는 그정도 까지는 아니었지만 처음 본 순간 세부시티 근처나 보홀에서 보았던 바다와는 분명 달랐다.
정말 투명하고 다양한 빛깔의 바다를 보고 많이 감탄했으니까!
특히 수영장에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 황홀함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Posted by 마마필로 :

visa extension

2010. 10. 18. 10:34 from Stay/Philippines

비자 연장 기간을 체크하고, 직접 비자 연장을 처음 하던 때만큼 내가 외국인임을 절실히 느꼈던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여행사에 맡기면 간단하게 해결 될 일이긴 했지만, 내 여권을 맡긴 다는게 불안하기도 하고, 이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할 거 같은 생각도 들어 한번쯤은 경험해 보자 했다.

세부시티(Cebu city)에서 가장 가까운 이민 사무소는 만다웨(Mandaue)에 있다.
오기 전 한국에서 59일 비자를 받고 와서 1차 연장은 하지 않았고, 8월에 한번, 그리고 얼마전에 한번. 이렇게 두 번, 각각 2개월씩 연장하였다. 한번 가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힘들다고 했지만 처음 갔을 때는 1시간 정도만에 다 끝났고, 두 번째는 늑장을 부려서 11시쯤 갔는데 대행해주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많이 가져온데다, 점심시간까지 걸려서 2시간쯤 기다린 것 같다. 처음 할 때는 모든 순간에 정신을 곤두세웠는데, 두 번째는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

방명록에 간단한 정보를 적고 안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보면 작은 데스크가 있고, 그 직원에게 여권을 보여준다. 대부분 연장이므로 따로 말은 안해도 알아서 해준다. 작성해야 할 양식을 하나 받아서 작성해서 receiving 창구에 제출한다. 이름을 부르면 영수증을 받아 오른쪽에 있는 cashier에서 비용을 지불한 후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다시, releasing에서 이름을 부르면 여권을 받고 연장된 기간을 확인하면 끝. 적고보니 참 간단하다.

open이라고 되어있는 receiving창구에 작성한 form을 제출.

3개의 창구가 있는데 주로 2개 사용하는 듯. receiving창구에 두 남자가 있는데 참 별로였다.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태도. 관공서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처음 비자 연장하면서 ACR-i카드도 같이 만들어야 했는데, 정보가 별로 없어서 뭐가 맞는말 인지 몰랐다. 지문도 들어가고, 출국할때 반납해야 한다는 글도 있었는데 지문은 찍지 않았고, 출국할 때 반납할 필요도 없다. 다만, 일주일쯤 후에 ACR-i카드만 찾으러 다시 한 번 가야 했다.

비용도 여기저기 참 달랐는데 내가 지불한 비용은 이렇다. 이민사무소 마다 다를 수도 있고, 언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하던데 직접하려는 사람들에게 참고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가기전에 필리핀 이민성 홈페이지를 참고했는데 그것과 같았다.

1차 방문(이미 59일 비자를 받은 상태였음, 2개월 연장)
-비자연장 관련 비용: P3810
-ACR I-CARD FEE: P2251
-EXPRESS FEE: P1500
Total: P7561

2차 방문(약 2달 후, 2개월 연장)
-비자연장 관련 비용: P1830
-EXPRESS FEE: P1000
Total: P2830

처음 비자 연장하고 비용이 생각보다 비싸서 집에와서 보니 express fee를 납부했었다.(납부할 때 영수증 확인 안했음) 급할것도 없는데 1500p나 주고 했다며 무지 억울해하고 한동안 맘이 상해 있었는데, 2차 방문시에 물어봤더니, 무조건 expree fee를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그 때 우울했던 것이 어찌나 어이없고 웃기던지.

6개월 이상 머무르게 되면 범죄확인증명서도 받아야 해서,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들어서 필리핀에서는 되도록 6개월 이내로 머무는게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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