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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31.

 

더워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느낌도

연말의 느낌도

우리나라에서보다 덜하다.

이동네에만 있으면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날인줄도 모르겠다.

그래도 세계의 관광객이 모이는 그 날,

모이는 그 곳에 있는데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트레인을 타고

제이와 둘이서 시티로 나갔다.

 

역시 시티의 분위기는 다르다.

나도 같이 들뜬다.

 

서큘러키는 한번 갈아타고

타운홀은 한번에 가기 때문에

놀이터도 있고

그래도 몇 번 가본

달링하버를 가기 위해

타운홀에 내린다.

 

달링하버로 가는 길목마다 가방을 검색하고

펜스가 둘러져 있다.

불과 며칠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이다.

시큐리티들은 아침부터 계속 돌아다닌다.

그만큼 안전에 최대한 신경쓰는것 같아

믿음이 갔다.

 

다국적의 아이들이 놀이터에 있다.

아이들이 많으니 놀 맛이 나는 것 같다.

실컷 놀린 후에 가자고 했으나

늘 하는 말은

'많이 못 놀았다' '더 놀고 싶다'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그래도 나는 사람 더 많아지기 전에

돌아가야 하기에...

 

돌아가려니 사람들은 더 많아지고

불꽃놀이를 보기위해 자리를 잡고

먹고 놀고 있다.

나도 불꽃놀이가 보고 싶다.

하지만 나혼자 이 꼬맹이를 데리고...

지금은 쌩쌩해서

자기도 불꽃놀이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늦은오후가 되면 졸려서

주저앉기 시작할텐데...

몇번을 상상해보고 고민해봤지만

역시 안될일이다.

 

돌아오는 길부터

힘들다고 진상진상...

그렇게 잘 놀아놓고

놀때만 힘이나고

나머지는 모두 힘들다고

징징...

이럴때 너무 힘이 든다.

 

집까지 와서 마트가면

이 꼬맹이가 못 버틸거 같아

타운홀 역 근처에서 저녁먹거리를 사오기로 했다.

연어 10점 들었는데 10불ㅠ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까

나 먹고 싶은거 샀다.

제이것도 사고 집으로 돌아와서

먹고 또 나는 침대에 널부러지고

(아직도 피로가 덜 풀린걸까)

그 시간이면 제이는 어김없이 동영상에

-이게 둘만의 여행에서 가장 힘든점이다.

내가 단 1분도 쉴 수 없다는 것.

쉰다는건 아이는 동영상을 본다는 것.

아직 스스로 뭘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어서겠지.

물론 자기 장난감으로 역할놀이 같은걸

하기도 하지만 잠시일뿐.

아이눈에 핸드폰이나 패드가 띄었을 땐

끝이다.

아이도 미디어의 단맛에 이미 길들여졌기에.

 

그렇게 우린 열시쯤 잠이든것 같고

나는 뭔가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깼고

정확시 12:00am였다.

밖에서 새해 맞이 경적을 울려대고

폭죽 터뜨리며 시끄럽게 해서.

한참이나 더 그래서 몇번이나

깼다 잠들었다 잠을 설쳤다.

 

 

Posted by 마마필로 :

2016. 12. 30.

 

아주아주 늦잠.

이게 얼마만인지.

난 무조건 많이 최대한 많이 자고 싶었다.

부모님과의 여행에 후회는 없지만

좀만 더 버티자고 할만큼

내 체력적으로는 힘든 날들이었다.

게다가 혼자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그러나 나보다 체력좋은 아이 덕분에

한없이 잘 수만은 없었다.ㅠ

 

겨우 아점을 먹고

또 눈만뜨고 난 아마 침대에.

할 일없는 아이는 동영상에.

 

오후쯤 집을 나갔다.

꼭 해야할일.

이불을 사야했다.

어제는 이불도 없는 침대에서 잤다

여릉이라 얼마나 다행이었는지..ㅠ

 

어제 렌트대리인(?)으로 부터

이케아가 있다는 말을 얼핏 듣고

거기서 사야겠다 싶었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던 쇼핑몰.

 

시드니시티 멜번시티 같이

복잡한 도심 한복판 보다

이정도 떨어진 곳이 나는 딱 좋다.

처음에 시티가 아니어서 걱정했는데

오히려 시티가 아니어서 다행이다.

시티였음 호주가 마음에 안들었을뻔...

나는 지금 너무나 한가로운곳.

'한적한 곳' 대한 로망에 빠져있기 때문에-

 

암튼 쇼핑몰로 가서 대충 침구류 파는곳을 스캔하는데

연말이라고 60퍼센트 할인하는 제품들도 너무 비싸..ㅠ

오래 쓰지도 못하는데...

그담부턴 무조건 할인하는 제품들로...

그릇들도 하나도 없어서

저렴한것들로 일단 집어왔다.

장도 좀 보고...

생각지도 못한 초기정착비(?)가 훅훅 나간다.

무슨 1년 살러 온것도 아니고ㅠ

사전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안 준 그 사람을

하루에도 몇번씩 원망해 본다.

 

이불을 깔아놓고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가본다.

아....

어제보다 더 이동네가 맘에 든다.

매일저녁 저녁식사후에

이 곳을 산책하기로 다짐해본다.

 

Posted by 마마필로 :

2016. 12. 29.

 

엄마아빠와 함께한 19일의 여행이 끝났다.

24시간 온전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이 장기간의

여행은 내 인생 처음이었고

어쩌면 다시 없을지도 모른다.

출발전 설렘보다 긴장이 컸고

무사히 마쳐 다행이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한일이었다고 생각했다.

공항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엄마는 눈물까지 보이셨다.

겨우 두달 남짓 있다 들어가는걸

누가보면 호주에 이민온 줄 알겠다.

둘만 남으니 갑자기 느껴지는 외로움

그럼에도 마음이 편안해짐.

긴장이 좀 풀렸달까...

이제 시간에 쫓기며 어디 한군데라도

더 보려고 하지 않아도 되고

제이가 머물고 싶은 곳에서

머물고 싶은만큼 있게 할 수 있다

느리게 느리게 우리만의 시간을 쓸 수 있다.

 

어제 짐을 옮겨두기 위해 왔을 땐

엄마와 함께 실망하고 돌아갔던 동네가

낮에 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지만 집상태는 생각보다(사전에 얘기한것보다)

별로였다.

이불커버도 다 벗겨가서 없고

조리도구나 양념도 쓸 수 있다 했지만

막상 와보니 쓸 수 없게 되어있었고

청소상태도 영 지저분....

톡 주고 받은 사람과 집주인이 다른...

뭔가 좀 이상하고 꼬인상황...

무사히 7주가 지나가기를 바란다.

 

렌트한 집 키 받고

2주치 렌트비 보내고

엄마가 숨 좀 돌리는 사이,

꼬맹이는 어느새

그럴싸한 곳을 찾아서 자기 짐을

다 꺼내 정리하고 있다.

3주간 따라 다니느라 너무 고생한 우리 제이.

수고했다고 찐하게 안아주고 싶은 첫날밤이다.

 

뭘 할만한 도구도 없고

그나마 엄마가 주고 가신

햇반과 후라이팬이 있어서

마트에 가서 고기 한덩이만 사와서 구워

그것과 저녁을 해결했다.

우리 제이는 평소 한국에서 먹지도 않던 김만

그렇게 잘 먹을 수가 없다.

미안해지는 순간.

더 어릴때 너무 잘 먹어 걱정이더니

이제는 은근 가리는것도 많고

특히 해외에 나오면 밥도 잘 못먹고

늘 고생이다.

 

내일부터 당장 뭘 해야할까.

잘 지낼 수 있을까.

일단 몇일은 많이 자고 푹 좀 쉬자.

너무 힘들다.

근데 좀 외로운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며 첫날을 보냈던 것 같다.

 

Posted by 마마필로 :